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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실수 반복’이 뇌 발달에 긍정적인 이유

mynews67902 2025. 9. 11. 09:33

부모라면 누구나 아이가 같은 실수를 반복할 때 답답함을 느낀다. 예를 들어, 컵을 자꾸 엎지른다든지, 블록을 쌓다가 계속 무너뜨린다든지, 옷 입기를 시도하다 실패를 거듭하는 모습은 때로 부모의 인내심을 시험한다. 그러나 발달과학의 시각에서 보면, 아이의 실수 반복은 단순한 미숙함이 아니라 성장 과정에서 꼭 필요한 학습의 단계다. 아이의 뇌는 시행착오를 통해 새로운 회로를 만들고, 문제 해결 전략을 스스로 구축한다. 즉, ‘실수’는 실패가 아니라 발달의 재료다. 이번 글에서는 아이가 실수를 반복할 때 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그 과정이 발달에 어떤 긍정적 의미를 갖는지, 부모는 어떤 태도로 대응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1. 뇌 가소성과 실수의 학습 기능

아이의 ‘실수 반복’이 뇌 발달에 긍정적인 이유

아이의 뇌는 성인과 달리 **높은 가소성(plasticity)**을 가지고 있다. 이는 새로운 경험을 할 때마다 신경 회로가 재구성된다는 의미다. 실수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아이는 같은 행동을 조금씩 다르게 시도하며, 그 차이를 뇌에 기록한다. 예를 들어, 컵을 엎지르면서 아이는 손목 힘 조절, 손가락 압력, 컵의 무게 중심에 대한 감각을 배우고 있다. 뇌 과학적으로는 이때 **시냅스 가지치기(pruning)**와 시냅스 강화가 동시에 일어난다. 필요 없는 연결은 줄어들고,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회로는 더욱 강력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실수는 뇌 발달의 효율성을 높이는 중요한 장치라 할 수 있다.

2. 오류 기반 학습(Error-based learning)의 원리

교육 심리학에서는 오류 기반 학습이란 개념이 있다. 이는 아이가 스스로 오류를 경험하고 수정하는 과정에서 학습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원리다. 단순히 정답을 알려주는 것보다, 아이가 잘못된 시도를 경험하고 스스로 교정하는 과정이 기억에 더 오래 남는다. 예를 들어 블록을 쌓다가 반복해서 무너지는 경험은 좌절이 아니라, “다음에는 밑면을 더 넓게 해야겠구나”라는 전략을 스스로 발견하게 한다. 이처럼 실수 반복은 문제 해결 능력, 인지적 유연성, 창의적 사고의 토대를 마련한다. 아이는 실패를 통해서야 비로소 **‘왜 안 되는가’와 ‘어떻게 하면 되는가’**를 구분할 수 있다.

 

3. 정서 발달과 회복 탄력성

실수 반복은 단지 인지적 학습만이 아니라, 정서 발달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아이가 같은 실수를 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시도하는 과정은 곧 회복 탄력성(resilience) 훈련이 된다. 반복된 실패를 경험하면서도 부모의 지지와 격려 속에서 다시 도전한다면, 아이는 “실패는 끝이 아니라 과정”이라는 중요한 메시지를 체득한다. 이는 장기적으로 스트레스 대처 능력, 자기조절력, 문제 상황에 대한 긍정적 태도로 이어진다. 결국 실수 반복은 아이가 좌절에 무너지지 않고, 도전과 학습을 연결하는 정서적 자산을 길러준다.

 

4. 부모가 취해야 할 대응 전략

아이의 실수를 바라보는 부모의 태도는 실수 반복의 효과를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다. 부모가 “왜 자꾸 똑같은 실수를 하니!”라며 꾸짖으면, 아이는 도전을 회피하게 되고 뇌의 학습 회로는 차단된다. 반대로, “이번에는 조금 더 잘했어”, “다음엔 이렇게 해보자”라는 긍정적 피드백을 주면 아이는 스스로 성취감을 느낀다. 관찰과 격려, 필요 시 모델링이 이상적인 전략이다. 즉, 아이가 직접 시행착오를 경험하게 두되, 위험할 때만 개입하고, 성취 가능성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의 반응은 단순한 육아 태도가 아니라, 아이의 실수 경험을 성장 자원으로 전환하는 열쇠다.

 

결론

아이의 실수 반복은 부모에게는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뇌 발달 과학과 심리학의 시각에서는 매우 긍정적인 과정이다. 실수는 신경 회로를 강화하고, 오류 기반 학습을 촉진하며, 정서적으로 회복 탄력성을 길러준다. 부모가 이를 이해하고 적절한 태도로 대응할 때, 아이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을 즐기는 태도를 얻게 된다. 결국 아이의 실수는 실패가 아니라, 성장으로 가는 가장 자연스러운 길이다.